▶ 1판 1쇄 발행 2019년 11월 30일
▶ 머리말
필자가 2~3세 영유아의 창의성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2002~2003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영유아 상상력 연구의 대가인 Harris 교수를 만나서 그의 연구물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1년간 하버드 대학교에서 연구하면서, Harris 교수의 연구물 중에 대표적인 ‘흥미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번역하게 되었고, 영유아의 창의성 세계에 대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던 Harris 교수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로 옮겨왔고, 영유아의 창의성 연구에 좀 더 보편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그런 연구 결과물들은 우리나라의 영유아에게도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졌다.
그 이후 15년만에 그 당시 마무리하지 못했던 2~3세 이전 영유아의 창의성교육과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하기 위해 초집중하여 본서를 준비하게 되었다. 영유아의 창의성 집필에 관심을 둔 이유는 두뇌 발달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영유아의 두뇌를 창의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최적 조건으로 만들어 주면 2~3세 이후 창의성을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영유아의 창의성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은 무한하다. 예컨대, 여행을 많이 해라, 경험을 많이 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 도전해라, 식물을 키워봐라, 밖으로 나가라, 타인과 생각을 공유하라, SNS를 활발하게 하라, 많은 사람과 소통하라, 모험을 해봐라,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실천하라, 한계를 극복하라, 다양한 분야에서 독서를 많이 하라, 다양한 요리를 해봐라, 호기심을 가져라, 많이 봐라, 잠을 충분히 자라, 스마트폰을 꺼라, 그림을 그려라, 경청하라, 깊게 생각하라, 문화생활을 많이 즐겨라, 관심 영역을 넓혀라, 귀찮은 일도 해봐라 등이 있다. 그렇지만 2~3세 영유아의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직 창의적인 두뇌 성장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구체적이고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 시점에 2~3세 영아의 창의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최근 대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용어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들거나 막연한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4차 산업혁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이 결합되는 산업시스템이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프린터와 같은 기술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실의 삶과 가상의 세계가 결합되고 때로는 충돌하게 될 것이며, 10년 뒤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고, 이는 인간 개개인에게는 기회이며, 위기다.
그렇지만 Osborne 교수는 이런 일이 오히려 환영할만 일이라고 했다. “로봇이나 컴퓨터는 예술 등의 창의적인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인간은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 맡기고, 더 높은 차원에서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이 그렇게 새로운 기술과 지성을 연마하게 되면, 어느 때보다 빛나는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의 시대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창의성이 없으면 실업자로 전락할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더 많은 일들이 자동화가 되어 대량 실업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수도 있다. 다가오는 로봇과 AI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고, AI와 협력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며 AI 시대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창의성교육이 조기에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창의성교육을 4세 이전인 영아기부터 조기교육이 가정과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미래에는 창의성, 문제해결력, 융합능력이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다. 옥스퍼드 대학의 Frey 교수와 Osborne 교수는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런 해결책으로 ‘창의성’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시대에 중요한 창의성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왔는데, 과연 인간만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막 태어난 신생아가 20살이 되었을 때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금의 교육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세상이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영유아들에게 어떤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고 교육해야 할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영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이런 이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인간의 창의성을 필요로 했던 직업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창의성이 필요한 소설은 소설가만 쓸 수 있는 것일까? 추상화를 그리는 일은 인간 고유의 영역일까? 정교한 환부를 잘라내야 하는 폐암이나 위암 환자의 수술은 의사만이 가능한 것일까? 축구와 관련 글을 쓰는 기자의 역할은 인간만이 가능한 것일까? 새로운 노래의 작곡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미 이런 일들을 AI 로봇이 해내고 있다는 예들이 언론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AI, 로봇의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소설은 사람만이 창작할 수 있는 영역인가? 2018년 KT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내 처음으로 개최한
AI 소설공모전에 31개 팀이 지원했다고 한다. AI가 기존 소설 문장 수백만 개를 학습하고 이야기 맥락을 이해한 다음, 사람이 도입 문장 또는 시·공간, 인물 등 배경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상황을 추론해서 완전한 소설 문장을 작성하게 된다. 사람이 소설의 첫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스스로 나머지 문장을 작성한다. 3,600자 소설을 단 1초에 작성한다고 한다. AI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진 소설과 같은 창의적인 글쓰기에 도전장을 던지는 수준까지 와있다고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AI의 활동이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2016년 미국에서는 AI 시나리오로 단편영화가 만들어졌고, 일본에서는 AI가 쓴 단편소설이 문학상 예심을 통과했다. 독일에서는 2016년 설립한 출판사에서 AI를 통해 작가 4만 명이 쓴 글 15만 개 중에서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가능성이 큰 소설들을 선정해서 베스트셀러 20여 권을 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 그동안 창의적인 소설을 쓰려고 많은 소설을 읽고, 소설을 써왔던 소설가 지망생, 소설가는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물론 아직까지는 AI가 혼자 스스로 소설을 창작하기는 어렵고 사람이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입력하고 시작 문장을 써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AI가 사람과 협력하여 창작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소설의 줄거리나 소재는 AI를 활용하고, 더욱 특이한 방식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소설을 완성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설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설을 창작해야 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AI와 협력하여 AI를 능가하는 자신만의 고유 방식으로 소설을 써야 생존하게 될 것이다.
AI 닥터인 ‘왓슨’ 시대가 되면 의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미 암을 진단하는 AI 프로그램
‘왓슨’이 국내 몇몇 병원에 도입·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수많은 임상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AI의 도움을 받으면 의사는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고, 차트를 분석하는 시간보다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상담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AI 변호사 ‘로스’는 어떤가? 사흘 정도 걸리는 서류 검토를 AI는 2시간 정도에 검토하며 변호사를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서류 검토하는 시간보다 판사나 배심원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
이제는 추상화를 그리는 AI 로봇화가, 기자 대신에 글을 쓰는 AI, 작곡을 하는 AI, 다양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AI 바리스타가 등장하고 AI가 호텔 안내를 하고 요리를 하고 슈퍼마켓에서 계산을 하는 등 일상에 스며들어 인간 고유의 영역에 도움을 주는 시대가 되었다. AI를 멀리하지 말고, 삶을 편하게 도와주는 협력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암기를 하거나 서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차원의 세계에 눈을 돌려야 한다.
AI와 협력해야 하는 시대이지만, 현재의 아동들은 창의성이 부족하다. 왜 그 이전의 아동들보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동들이 많은 시간을 수동적으로 영상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맞벌이 가족이 증가하기 때문에 부모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창의성을 키워나갈 시간이 부족하고, 아동들의 여가시간은 TV를 비롯한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시간을 보낸다. 영유아의 경우, 부모가 각자의 할 일 때문에 영유아와 함께 가장놀이나 극놀이 또는 책읽기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에 영유아가 TV나 스마트폰 속의 영상을 보도록 한다.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도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장면을 흔하게 목격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보면 미래의 아동들을 위한 성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AI시대를 대비한 영유아교육은 어떤 교육일까? 창의성교육이 교육의 화두로 급부상되고 있다.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언제부터 창의성교육을 시작해야 할까? 영유아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위해 어떤 활동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2~3세의 영유아 시기에 두뇌가 가장 잘 발달하게 될까? 영유아의 두뇌가 얼마나 자극을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때 노출되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즉, 2~3세 영유아 시기에 창의성 두뇌 발달에 최적의 환경과 활동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초·중등학교 시기까지, 나아가 성인이 돼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영아기는 출생 후 2~3세까지의 기간으로 발달의 여러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다. 신체적으로 성숙하게 되어 운동능력이 발달하고 인지적인 발달을 통해 창의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그 이후 보통 만 3세부터 유아기에 들어가게 되는데, 영아기에 비해 신체적인 발달 속도는 완만해지지만 모든 발달 영역에서 꾸준한 성장이 이루어진다. 특히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많은 어휘를 습득하여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진다. 또한 또래와 놀이를 통해서 사회화를 경험하게 되고 세상을 탐색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영유아의 교사와 부모, 조부모가 교육현장과 가정에서 창의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교육활동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본서를 집필했다. 본 서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의 1부에서는 영아의 두뇌 발달, 영유아의 발달과정과 창의성 발달과정, 누리과정과 표준보육과정에 대한 소개를 하고, 영아 창의성의 기본이 되는 상상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2020년 개정 누리과정에서 강조하는 상상 즐기기를 위한 교수방법으로 독서, 놀이, 예술경험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2부에서는 전경원의 종합창의성 ACCM 모델을 근거로 하여 2~3세 영유아 창의성교육활동을 언어, 도형, 소리, 조작, 동작 영역에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3세 영유아의 창의성교육을 위해 행복한 창의성연구소의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노력해 왔던 활동이 세상에 소개될 수 있도록 정민사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지면을 통해 항상 창의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배려해주셨던 정민사의 대표님, 편집팀, 영업팀의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9년 11월
로봇 AI가 만들어준 말차 라떼를 마시며
저자 전 경 원
▶ 차례
PART 01 영유아의 창의성과 상상즐기기 교수방법
Chapter 01 인간의 두뇌
1. 두뇌의 구조
2. 영유아의 두뇌
3. 신경세포들 간의 시냅스
Chapter 02 영유아의 창의성
1. 창의성 개념
2. 창의성 하위요인과 전경원의 종합 창의성 ACCM 모델
3. 창의성 기법
4. 영유아의 창의적인 발달특성
Chapter 03 누리과정과 표준보육과정
1. 2020년 개정 누리과정
2. 영역별 목표 및 내용
3. 2012년 누리과정과 2013년 표준보육과정
4. 2012년 누리과정의 창의·융합 교육내용
Chapter 04 상상력과 상상력을 즐기기 위한 교수방법
1. 상상력
2. 상상력을 즐기기 위한 교수방법
3. 성인의 역할
PART 02 영유아의 상상 즐기기 프로그램
월별 프로그램 체계표
3월 프로그램
4월 프로그램
5월 프로그램
6월 프로그램
7월 프로그램
9월 프로그램
10월 프로그램
11월 프로그램
12월 프로그램
2월 프로그램
전 경 원
블로그 http://blog.naver.com/jeonkw333
URL http://www.happycre.com
e mail: jeonkw333@naver.com
<약력>
현, 전경원의 행복한 창의성 연구소 설립자
현, 광주대학교 보건복지교육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현, 한국창의력교육학회 고문
현, (사)창의공학연구원 운영위원
<경력>
한국창의력교육학회 회장
하버드 대학교 객원학자
퍼듀 대학교 객원 조교수
아시아-태평양 영재학회 부회장
<검사도구>
1. 탱그램 창의성 검사(TCT)와 검사 메뉴얼(2019, 2nd Ed., 학지사)
2. 초등 창의적 특성검사(K-CTC)와 검사 메뉴얼(2011, 학지사)
3. 초등 도형창의성 검사(K-FCTES)와 검사 메뉴얼(2008, 학지사)
4. 전경원의 창의성 검사: 문헌분석적 연구와 논문요약집(2016, 2nd Ed. 학지사)
5. 유아 도형 창의성 검사(K-FCTYC)와 검사 메뉴얼(2001, 학지사)
6. 유아 종합 창의성 검사(K-CCTYC)와 검사 메뉴얼(2000 재표준화, 학지사)
7. 유아 창의적 특성 검사(K-CTC)와 검사 메뉴얼(2003, 학지사)
<주요 저서>
1. 장애유아 통합교육의 이해(2019, 정민사, 공저)
2. 유아교육에서의 질적연구(2018, 정민사)
3. 아동연구방법론(2015, 창지사, 공저)
4. 전경원의 창의성 검사 논문 편람(2016, 학지사, 공저)
5. 창의성 본질과 교육(2015, 정민사, 개정판)
6. 융합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유아과학교육(2015, 정민사)
7. 창의력 두뇌는 만들어진다(2014, 아주 좋은 날)
8. 영화를 통해 엿보는 특수아동의 이해(2014, 정민사, 공저)
9. 창의력 콤플렉스(2013, 아주 좋은 날) 외 54권